서울시, 안전한 터널·지하차도를 위한 ‘표준형 안전디자인’ 개발
서울시는 터널과 지하차도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표준형 안전디자인’을 개발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번 디자인은 색각이상자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개선된 안전 색상을 바탕으로, 홍지문터널, 정릉터널, 구룡터널 등 3곳에서 시범 적용된다. 이 효과를 검토한 후 다른 터널과 지하차도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22년에 이미 색각이상자들을 고려한 산업현장 안전디자인을 개발했으며, 그 후속 프로젝트로 이번 터널용 디자인이 등장했다. 기존의 안전 색상인 빨강(금지), 초록(안내) 등이 색약자들에게 불편을 줬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색각이상자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색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픽토그램과 안전 표지의 색상과 디자인이 개선됐다.
터널안전경관등과 피난 안전성
이번에 개발된 '터널안전경관등'은 전국 최초로 터널에 경관등을 적용하여, 암전(정전)과 연기 발생 시 가시성을 높여 대피를 돕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이 경관등이 일정 수준 이상의 가시성을 확보하여 대피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입증됐다. 기존 터널에서도 피난 대피 시설과 유도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서울시의 새로운 디자인은 가시성을 한층 더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안내표지 개선과 축광 시트 활용
또한, 서울시는 터널과 지하차도에 부착되는 ‘안내표지’를 개선할 예정이다. 새로운 위치번호판은 암전 시 최대 1시간 동안 발광하는 ‘축광 시트’를 사용하여, 터널 내 위치와 출입구 방향, 거리 등의 정보를 빠르고 명확하게 제공한다. 이는 특히 피난연결통로가 없는 노후 터널에서 비상 대피 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현장 방호벽 개선
서울시는 공사 현장의 차도와 보행로를 구분하는 방호벽을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기존의 빨간색 방호벽은 금지를 의미하지만, 색각이상자들이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색상이다. 이를 대신해 파란색으로 변경하여 시인성을 높이고, 보행자 동선을 안전하게 유도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방호벽은 설치가 용이하고, 공간 차지율도 40% 이상 줄여 적재 및 보관이 편리해지는 장점도 있다.
협력과 확산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확산을 위해 서울반도체, KCC, 한국3M과 협력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터널안전경관등'의 LED 소자 개발을 지원했으며, 향후 안정적인 공급을 담당할 예정이다. KCC와 한국3M은 각각 안전빛색 축광도료와 축광시트를 개발·지원하며, 서울시의 안전디자인 홍보와 확산을 위해 협력할 것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서울시가 개발한 터널·지하차도 표준형 안전디자인을 통해 시민과 공사인력의 안전을 강화하고, 동시에 도시미관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